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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경제의 엔진 독일, 이제는 브레이크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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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경제의 엔진 독일, 이제는 브레이크가 되었나?

유럽 경제 성장의 엔진으로 불리는 독일 경제가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경제 성장의 엔진으로 불리는 독일 경제가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2023년 GDP가 약 4조5000억 유로(약 6616조원)로 유럽연합에서 가장 큰 독일 경제가 유럽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해왔으나 이제는 브레이크로 바뀌었다. 독일 경제가 유럽연합에 미치는 영향은 인플레이션율과 ECB의 통화 정책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침체인가, 불황인가?


GMK센터의 보고서에 의하면 작년 말 독일은 선진국 중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GDP가 전년대비 0.3% 하락했다. 이전 하락률은 2020년으로 전년 대비 3.8% 하락한 것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4.7%, 전년 대비)에도 하락했다.

2023년 하반기에 독일은 기적적으로 경기 침체(2분기 감소)를 피했다. 4분기 GDP 감소율은 전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 2분기 잠정 결과(-0.1% 전분기 대비)는 0%로 상향 조정되었다.

세계 경제 활동의 둔화는 대외 무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3년 독일 수출은 1.4% 감소한 1조5600억 유로(약 2293억원) 수입은 9.7% 감소한 1조3500억 유로(약 2006조원)를 기록했다. 독일의 산업 생산은 에너지, 화학, 철강 부문의 감소로 인해 지난해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제조업은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서비스 부문은 전년 대비 1.8%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2021~2022년보다 약해 전체 GDP 감소를 만회하지 못했다.

건설 부문은 인프라 및 이미 시작된 프로젝트의 완공으로 인해 전년 대비 0.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주택 건설은 높은 모기지 금리와 비용 상승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택 건설의 지속적인 침체는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독일 건설업계는 2023년에 전년대비 5% 감소한 데 이어 2024년에도 전년대비 3.5%의 매출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불리한 사업 환경으로 인해 독일 기업들은 생산 시설을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독일 상공회의소(DIHK)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2만7000여 개 기업의 표본)이 해외 개발 투자를 선호하는 등 향후 12개월 내 국내 투자를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의 주요 수혜자는 기술 산업에 대한 특혜를 도입한 미국이다. 2022년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소법을 통과시켜 특히 배터리와 전기 자동차 생산에 3700억 달러 상당(약 505조원)의 세금 감면과 보조금을 제공했다. 따라서 미국은 동맹국들과 기후 투자를 위한 경쟁을 시작했다.

이는 곧바로 투자 흐름의 역학 관계를 변화시켰다. FDI 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기업들은 2022년 82억 달러(약 11조원) 중 157억 달러(약 21조 4,697억원)의 대미 투자를 발표했다. 폭스바겐, BMW, 포르쉐와 같은 거대 자동차 회사들은 명시적인 목표를 밝혔다. 동시에 독일의 주요 기업들도 중국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화학 대기업 바스프는 중국 생산에 100억 유로(약 14조원)를 투자하는 동시에 높은 가스 가격으로 인해 독일 내 생산 능력을 줄이고 있다. 2023년 독일의 대중국 직접 투자는 사상 최고치인 120억 유로(약 17조원)를 기록했다. FDI 마켓에 따르면 작년에 중국에서 발표된 독일 프로젝트의 규모는 59억 달러(약 8조 6742억원)에 달했다.

독일 경제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독일 당국은 러시아 에너지 자원 수입 거부를 발표했다. 동시에 독일은 러시아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전쟁 전 독일 시장에서 러시아 가스의 점유율은 전체 수입의 55%, 석탄 -50%, 석유 -35%에 달했다. 이러한 의존도 때문에 모든 유럽 경제에서 에너지 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는 독일이었다.

긴축 조치와 여러 산업 생산 시설의 폐쇄를 통해 2023년 초까지 독일은 러시아 가스, 석유 및 석탄 사용을 중단하고 공급원을 다변화하고 소비를 줄였다. 이로 인해 국가 에너지 부문의 모든 부문에서 전반적인 상황이 크게 개선되었다.

2023년에는 에너지 위기가 지나가고 에너지 가격이 하락했다. 특히 가스 가격은 2023년에 약 3배가량 상승했다. 2023년 평균 하루 전 가격 수준은 41유로(약 6만270원)/MWh로, 2022년의 127.1유로(약 18만6837원)/MWh에 비해 약 3배가량 상승했다. 독일의 작년 전기 가격은 2021년 수준으로 하락했다. 작년 평균 도매가격은 95.2유로(약 13만9944원)/MWh로, 2022년 235.4유로(약 34만6038원)/MWh에 비해 하락했다.

동시에 2023년 전력 생산량은 전년 대비 9.1% 감소했다. 작년에 독일은 처음으로 전력 순수입국이 되었다. 수입은 63% 증가한 54.1TWh, 수출은 24.7% 감소한 42.4TWh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경제 활동을 저해하고 있다.

독일 통계청 데스타티스에 따르면 2023년 인플레이션율(CPI)은 전년 대비 5.9%, 조화 인플레이션율(HICP)은 전년 대비 6%를 기록했다. 2023년 상품 가격은 전년 대비 7.3%, 서비스 가격은 전년 대비 4.4%, 에너지 가격은 2022년 29.7%의 급격한 상승 이후 5.3% 상승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은 2022년 6월부터 14차례에 걸쳐 기준 대출 금리를 연 0%에서 현재 4.5%로 인상했다. 이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둔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4년 3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연 2.4%(목표치는 2%)로, 당분간 고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경제는 수출 지향적이며 특히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무역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 성장은 둔화되고 있다. 게다가 중국 당국은 자국 기계 제조 산업 발전에 주력하고 있어 대중국 수출 전망이 악화되고 있다.

철강 산업의 상황


독일 철강 산업의 상황은 독일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 2년 연속 철강 산업은 쇠퇴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23년 독일 철강업체들의 철강 생산량은 전년 대비 3.9% 감소한 3540만t으로 예상된다.

2022년에는 전년대비 8.4% 감소한 3680만t으로 예상된다. 2023년 제강은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환경은 독일이 2년 연속 세계 철강 생산국 순위에서 7위 유지를 막지는 못했다.

2022~2023년 독일의 철강 생산량 감소는 부정적인 거시경제 요인과 높은 에너지 가격, 수요 약세, 아시아로부터의 철강 수입 증가에 기인한다. 업계는 생산 능력 폐쇄를 통해 악화되는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생산업체 발루렉은 독일 내 두 공장의 심리스 파이프 생산을 폐쇄했다. 독일 철강 시장의 다른 지표도 작년에 감소했다. ▲수출-전년 대비 7.8% 증가한 336만t, ▲수입-전년 대비 31.9 % 증가한 76만t이었다.

독일 철강 산업의 문제는 작년 초부터 새로운 활력으로 철강 사업부를 매각 할 기회를 찾기 시작한 산업 그룹 티센 크루프의 예에서 볼 수 있다. 2023년 여름부터 이 사업의 최대 50%를 체코 지주회사인 EPCG(체코에너지회사)에 매각하는 방안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현재 양측은 티센크루프 스틸 유럽 지분의 20%를 매각하는 데 합의함으로써 지분을 50%까지 늘릴 수 있다는 전망에 도달했다. 어쨌든 티센크루프는 이미 제강 생산 능력을 연간 900만~950만t으로 줄일 계획이다. 앞서 이 회사는 자동차 산업을 위한 아연도금제품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스페인의 갈메드 공장을 폐쇄했다.

올해 생산 및 수요 상황이 약간 개선 될 것으로 예상 할 수 있다. 1~2월 결과에 따르면 독일은 이미 철강 생산량을 전년 대비 4.6% 늘려 최대 620만t까지 증가했다. 한편 월드스틸은 2023년 철강 생산량이 13.7% 감소한 이후 2024년 독일의 철강 소비량이 전년 대비 3.2% 증가한 2890만t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2023년 가을에 전망했던 전년대비 10.6% 성장(3230만t)에 비해 크게 악화된 수치이다. 월드스틸은 2025년 독일의 철강 수요 증가율을 10% 증가한 3180만t으로 예상하고 있다. 독일 철강협회인 WV 스탈도 2025년에야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